
바로 2012년 12월 8일에 있었던 후안 마누엘 마르케즈와의 경기.
파퀴아오의 숙적이자 영원한 라이벌인 마르케즈...
이 둘은 2004년부터 3번이나 싸웠고 결국 5체급씩이나 올려가며 4차전까지 온 상황.
이전 3경기에서는 2승 1무.
2004년 첫 경기에서는 파퀴아오가 1라운드에서만 세 번 다운을 시켰지만 마르케즈의 분전으로 무승부.
2008년 두 번째 경기와 2011년 세 번째 경기는 모두 파퀴아오가 판정승을 거뒀지만 엄청난 논란으로 도둑질 맞은 승리라는 평까지 있었을 정도.
그런 와중에...

4번이나 싸우냐며 지루하다는 말도 많았지만 계체량 당시 이렇게 멋진 몸을 만들어 나온 둘을 보고 전 세계인의 관심이 다시 집중되기 시작.

팽팽하던 경기는...


3라운드에 파퀴아오가 다운을 당하면서 흐름이 바뀌기 시작한다.
참고로 파퀴아오가 2003년 이후 9년만에 당한 첫 다운이었다.


그러나 여기서 무너질리 없는 파퀴아오...
5라운드에 다운을 시키며 흐름을 완전히 가져온다.




그리고 흐름을 가져온 파퀴아오는 마르케즈를 신나게 두들겨 패기 시작한다...
3라운드 한번 다운을 당한 것 빼고는 시종일관 마르케즈를 압도하는 파퀴아오.
그 런 데
너무 흥분한것일까? 혹은 너무 급했던것일까?




6라운드 종료 직전 파퀴아오는 조금 무리한 모험을 하다 마르케즈의 카운터펀치에 그대로 KO 당한다.
13년만의 KO 패배, 미국으로 오고 슈퍼스타가 된 후 처음 당하는 KO 패배였다. 그것도 실신 KO 패배.
너무 갑작스레 앞으로 쓰러져 움직이지 않아 파퀴아오가 죽은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.

마르케즈의 완벽한 카운터펀치를 두고 '럭키 펀치' (운이 좋은 펀치)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절대 아니다...
마르케즈는 카운터펀치에는 도가 튼 선수이다.
그야말로 8년간 5체급을 월장해가며 파퀴아오를 추격해 온 마르케즈의 혼신의 일격이자 인생의 한 방이었다.
이 펀치 한 방으로 마르케즈는 복싱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긴다.

식상하다는 사람들의 평을 깨고 세기의 명경기가 된 파퀴아오와 마르케즈의 4차전은 링매거진 올해의 경기에 선정되었다.
마르케즈의 KO는 링매거진 올해의 KO로 선정되었고, 마르케즈는 링매거진 올해의 선수에 지명되기까지 한다.
파퀴아오 입장에서는 은퇴설이 나올만큼 충격적인 패배였다.
당시 엄청난 떡밥이던 메이웨더와의 슈퍼파이트도 물 건너갔다는 말이 나왔다. 물론 2015년에 결국 경기를 가지긴 했지만.
아무튼 파퀴아오 입장에서는 인생 최악의 경기가 아닐 수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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